계절 변화의 즐거움

2014. 8. 8. 19:16



가을이다.

혹독한 여름을 이겨내고 가을이 오고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새벽의 한기에 몸을 움츠리기도 하고 아침 식사를 하다가 문득 돌아본 집의 창 밖으로 높은 하늘이 펼쳐져있기도 하다.

올해 여름은 예전에 비해 강했지만 모든것이 짧았다. 장마도 며칠 안되어 끝났고 (사람들은 마른 장마라 한다.) 미친듯한 더위도 내가 문정이와 휴가를 보냈던 8월 첫째주 3일 정도만 피크를 찍고 태풍 덕분에 비가 오면서 끝이 났다. 세상에나 태풍이 고맙다니. 이번엔 정말 고마웠다.

문정 임신

작년 12월 1일에 결혼하고 8개월만에 문정이가 임신을 했다. 문정이는 나랑 만나기 전에는 자기가 임신을 못할거라 생각했었는데 자신의 가능성을 알게된 후로 나와 적극적으로 아이를 갖는 노력을 했다. 그리고 매달 생리를 시작하면서 우울해 하고 매우 힘들어 해서 신이 우리한테 줄 선물은 없으신가 싶기도 하고 좀 많이 힘들었다.

7월말 문정이가 생리를 하게 될 때 쯤, 카톡으로 임신 테스트기에 두줄이 생긴 사진을 보내면서 임신한거 같다고 얘기하는 기쁨과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던 그 문장. 그렇게 우리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초보 엄마 아빠가 되었다.

두 주 정도 지나면서 문정이 체온이 너무 많이 올라서 많이 힘들어 했다. 원래 몸이 찬 사람이라 갑자기 높아진 체온에 적응을 못하는데 거기에 이번 여름 시작하면서 “우리 평촌 집은 시원하니까 에어콘 없이 지내보자”라는 호기를 부렸던 것이 8월초 미친듯이 더웠던 때에 더블 임팩트를 주었다.

미친 더위

8월 1일. 집안 기온이 28도를 넘어섰다. 창문을 모두 열어두어도 바람이 하나도 안들어온다. 그냥 온 세상이 찜통인거 같다. 난 견딜만 한데 문정이가 너무 더워하면서 그냥 아무것도 못한다.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싶어서 문정이를 마루로 데리고 나와서 두꺼운 종이로 된 황화일 하나를 찾아서 펼친다음 문정이에게 부채를 부쳐줬다. 어쩔줄을 모르던 문정이도 그제서야 좀 기운을 차렸다. 그 다음날도 미친듯이 더웠는데 암튼 그날이 제일 더웠다.

계절이 주는 행복

그리고는 태풍이다 뭐다 하면서 어제가 입추였다. 대학교때 ROTC 입영훈련 가서 8월 두째주 쯤 되면 야간에 찬물로 샤워가 힘든 순간이 오는데 그때가 아마 말복이나 입추쯤 아니었을까 싶다. 오늘도 아침엔 더운물로 샤워하고 출근했다.

힘든 시간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가을이 왔다.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사람 몸에서 자라는 내 아이와 행복한 가을을 보낼 생각에 벌써부터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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