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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피스 HC-600 (구 YG-858) 재단날 수리

2014. 10. 21. 14:22
HC600 (YG858) 칼날 고장ㅠㅠ

“Paperless 업무환경 구축”은 개뿔을 표방하며 기세좋게 HC600을 구입해 사용해 오다가 문제가 생겼다. 스캐너와 재단기를 이용한 북스캔 Crusade는 다른 글에서 다루기로 하고, 일단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해서 먼저 적어보겠다.

문제발생 상황

200장 넘는 종이도 그냥 스윽~ 두부 자르듯 깨끗이 잘라주던 사랑스런 재단기가 오늘 갑자기 스크래치를 여러군데 내면서 종이를 잘라서 깜짝 놀라 여기저기 살펴보니 재단기 커터날에 이빨이 빠져있다ㅠㅠ

일단 기기 제조사인 현대오피스 홈페이지에 가 보니 Spare 날을 따로 팔긴 하는데 가격이 55000원ㅠㅠ 니네들 날장사하냐? 커피캡슐이야?

문제 발생 원인

이번에 칼날을 손질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반적인 본드제본 양식으로 된 책은 아무리 재단을 해도 칼날 이가 빠지는 정도의 손상이 발생되지는 않는다.(무뎌지기는 한다.)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바로 전날 재단하고 아직 스캔하지 않은 책을 보니 옆면이 모두 깨끗하다. 범인은 직전에 재단한 잡지! 빅토리아시크릿 카탈로그 A3 사이즈 종이를 반으로 접어 중간 부분을 스테이플러로 찝어서 마감한 녀석인데, 재단한 깊이가 얕아서 날이 스테이플러를 자르다가 이빨이 나간 것으로 확인 되었다.

문제 해결
칼가는 아저씨

스캔 품질엔 영향이 없으니 그냥 참고 옆줄이 생긴 채로 그냥 재단 하면서 다음 날 구매할때 까지 사용하자고 뇌이징 결심해 보려고 했지만..이건 진짜 아니잖아ㅠㅠ 예민한 내 마음을 탓해보지만 뭐 예민한 천성이 악(惡)은 아니지 않은가?

차선책으로 HC600의 제조사인 현대오피스 홈페이지에 찾아가보니, HC600용 Spare 날을 55000원에 판매하고 있더군. 요렇게 생긴 녀석인데 재질은 스테인리스 스틸에 강성 조금 더한 합금인거 같고. 중국산인듯


근데 몇달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이빨 나가서 기계값의 1/3에 해당하는 돈을 쓰려니 내 배가 갑자기 통증을 호소해서 그것도 불가능할거 같고ㅠㅠ 그래도 뇌이징이 통하지 않는 내 민감증을 탓하며 구매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번개같이 머리속을 훓어가는 생각!!

쉬펄 이것도 칼이잖아

빛과 같은 속도로 구글신 소환! “칼갈이”로 검색하니 칼 가는 도구들이 나오다가 한군데 출장 칼갈이 업체 홈페이지가 나오는거 아닌가!! 그래서 바로 전화 걸어봤다. 일단 본사에 전화하니 오퍼레이터가 지역과 칼 갯수를 물어보고 그 동네에 가겠다는 기사님을 연결해주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는다. 흠..왠지 친숙한 전화내용대리운전

암튼 얼마 안있어 기사님과 통화했는데 당일은 마포쪽에 일이 있으셔서 가신다고 다음날 보자고 하신다. 뭐 괜찮다고 말씀드리고는 갈아야 할 날 사진을 보내드렸다. 다행히 가능하다고 하신다.

작업 당일

점심때쯤 방문하신다는 아저씨를 위해서 출근해서 재단기 날을 분리했다. HC600에는 처음 구매할 때 부터 날을 분해할 때 손을 다치지 않게 아래와 같은 날 캣칭 도구내맘대로를 제공한다.

날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사진과 같이 앞에 보호용 가드를 내리고

위에 플라스틱 보호판을 제거하고 작두를 대령하여 날을 고정하고 있는 볼트 7개를 모두 분리하여야 한다. 마지막 볼트를 분리할 때 날 캣칭도구를 사용하면 안전하게 날만 분리할 수 있다.

날을 분리해보니, 이가 빠진 부분을 더 선명히 볼 수 있었다.

날갈이 작업

도착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달려나가 보니, 승합차에서 사람좋아 보이시는 아저씨가 나를 반겨주신다. 갖고 나간 날을 보여드리니, 날 갈이는 가능한데 이빠진 부분이 깊어서 괜찮을까 걱정하신다. 어차피 안되면 날을 새로 사겠다고 생각은 했으니까 일단 작업부터 요청 드렸다.

타고 오신 승합차 안에는 원형 숯돌이 갖추어진 기계가 있었고, 이리저리 날을 갈아주신다.

역시 이가 빠진 칼이고, 강화처리가 된 날이라 이빠진 부분이 잘 사라지지 않아서 결국 아래 사진처럼 그라인더로 전체를 갈아내고 최종 숯돌로 마무리 하고 나니 그제서야 새 날처럼 되었다.

사무실에 갖고와서 다시 조립해서 재단해보니, 이전보다 훨씬 깨끗하고 부드럽게 종이가 썰리는 느낌손맛이 있다. 강화처리 된 날을 갈아냈으니 수명이 짧아질 수 있는데, 며칠 사용해 본 바로는 재단기의 성능은 이상없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총 작업비는 10000원 들었고, 식당이나 회사 같은 곳에도 출장 나가신다고 하니, 일단 재단기 날이 고장나면 날 가는 업체에 연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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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8. 8. 19:16



가을이다.

혹독한 여름을 이겨내고 가을이 오고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새벽의 한기에 몸을 움츠리기도 하고 아침 식사를 하다가 문득 돌아본 집의 창 밖으로 높은 하늘이 펼쳐져있기도 하다.

올해 여름은 예전에 비해 강했지만 모든것이 짧았다. 장마도 며칠 안되어 끝났고 (사람들은 마른 장마라 한다.) 미친듯한 더위도 내가 문정이와 휴가를 보냈던 8월 첫째주 3일 정도만 피크를 찍고 태풍 덕분에 비가 오면서 끝이 났다. 세상에나 태풍이 고맙다니. 이번엔 정말 고마웠다.

문정 임신

작년 12월 1일에 결혼하고 8개월만에 문정이가 임신을 했다. 문정이는 나랑 만나기 전에는 자기가 임신을 못할거라 생각했었는데 자신의 가능성을 알게된 후로 나와 적극적으로 아이를 갖는 노력을 했다. 그리고 매달 생리를 시작하면서 우울해 하고 매우 힘들어 해서 신이 우리한테 줄 선물은 없으신가 싶기도 하고 좀 많이 힘들었다.

7월말 문정이가 생리를 하게 될 때 쯤, 카톡으로 임신 테스트기에 두줄이 생긴 사진을 보내면서 임신한거 같다고 얘기하는 기쁨과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던 그 문장. 그렇게 우리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초보 엄마 아빠가 되었다.

두 주 정도 지나면서 문정이 체온이 너무 많이 올라서 많이 힘들어 했다. 원래 몸이 찬 사람이라 갑자기 높아진 체온에 적응을 못하는데 거기에 이번 여름 시작하면서 “우리 평촌 집은 시원하니까 에어콘 없이 지내보자”라는 호기를 부렸던 것이 8월초 미친듯이 더웠던 때에 더블 임팩트를 주었다.

미친 더위

8월 1일. 집안 기온이 28도를 넘어섰다. 창문을 모두 열어두어도 바람이 하나도 안들어온다. 그냥 온 세상이 찜통인거 같다. 난 견딜만 한데 문정이가 너무 더워하면서 그냥 아무것도 못한다.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싶어서 문정이를 마루로 데리고 나와서 두꺼운 종이로 된 황화일 하나를 찾아서 펼친다음 문정이에게 부채를 부쳐줬다. 어쩔줄을 모르던 문정이도 그제서야 좀 기운을 차렸다. 그 다음날도 미친듯이 더웠는데 암튼 그날이 제일 더웠다.

계절이 주는 행복

그리고는 태풍이다 뭐다 하면서 어제가 입추였다. 대학교때 ROTC 입영훈련 가서 8월 두째주 쯤 되면 야간에 찬물로 샤워가 힘든 순간이 오는데 그때가 아마 말복이나 입추쯤 아니었을까 싶다. 오늘도 아침엔 더운물로 샤워하고 출근했다.

힘든 시간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가을이 왔다.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사람 몸에서 자라는 내 아이와 행복한 가을을 보낼 생각에 벌써부터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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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글을 쓰며

2014. 8. 8. 19:14
시작하면서

인터넷 공간에다 출판을 한다는 것은 사실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고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일 수 있다.

무슨 뜻이냐면, 그냥 아무 말이나 생각 나는 것을 찌꺼려서 인터넷 공간에 올려버리면 (출판해 버리면)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쉬운 일일 것이고,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어떤 의미를 갖는 글을 써서 다른 사람의 평가를 기다린다면 그건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내가 썼던 멋진 글들

어릴 때는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반응을 보이는 것이 좋았으며, 내가 내 글을 보아도 부끄러운 구석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오면서, 내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는 멋진 글을 쓰지 않고 너무나 오랫동안 시간을 보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된 것 같다.

멋지게 자신을 드러내며 세상의 비평에 당당하게 맞서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시작만 하면 저들 처럼 좋은 글을 쓸 수 있어’하는 자만심으로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지금 내가 하려는 것은?

나를 세상에 드러내고 싶다. 짧은 글이라도 글의 구조와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재미나고 좋은 글을 쓰고싶다. 글을 쓰는 행위는 말하는 것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공기속에 흩어져 사라지는 말과는 달리 오래도록(어쩌면 영원히) 기록이 남고, 깊은 사유를 하지 않으면 내 바닥이 너무나도 쉽게 바닥 끝까지 드러나는 행위니까 말이다.

더는 도망치지 않겠다.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이 아무리 작다고 해도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글이고 생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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